혜민스님 초청 연꽃 강좌
이번 이야기를 끝으로 혜민스님 초청 연꽃 강좌를 마칩니다. 먼 미국땅까지 오셔서 스님만의 연꽃 기르기 노하우를 공개해 주신 혜민스님께 감사드리고, 참가해주신, 또 현재 가정에서 연꽃을 기르시면서 열심히 귀 기울여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혜민스님의 손길이 닿은 덕분인지 올 여름 미주현대불교 사무실 앞 작은 뜰에는 연꽃이 끊이지 않고 피고, 지고를 반복했습니다. 제자리에 그저 가만히 서서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아 버리는 연꽃들을 보면서, 우리 불자들 또한 각자 제자리에서 향기나는 사람으로 주위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기를 감히 발원해 보았습니다. - 편집부
(스님말씀 계속) 일반인들도 불교의 꽃이라고 이야기하는 연꽃은 인도와 이집트가 원산지입니다.
인도에서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백련을 ꡐ라디그ꡑ라 부릅니다. 이 라디그가 무슨 뜻이냐면, 인도의 힌두교는 사실론주의입니다. 저마다 믿는 신앙관념도 다르기 때문에, 일정한 교리나 원칙이 거의 없어요. 베다경전 빼놓고 나면 두서가 없고 시작도 끝도 없는 게 힌두교 경전들인데, 하나의 확고한 구심점이 있어요. 이게 뭐냐하면 ꡐ라디그ꡑ입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많은 신들을 낳은 어머니가 있는데, 그 어머니를 상징하는 꽃이 백련입니다. 그래서 신의 어머니, 신을 낳은 어머니로 소중히 여기는 꽃입니다. 지금도 성자가 돌아가셨을 때는 그 앞에 백련을 바칩니다. 전에 간디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백련을 바쳤습니다.
연을 기르면서 꽃도 감상하시고, 꽃과 잎을 따서 차도 만들고 뿌리로 장아찌도 만들고 요리도 하고, 다양하게 생활을 윤택하게 하면 좋겠습니다.
연은 또 약리작용이 대단합니다. 연차를 매일 드시면 감기나 신경쇠약에 걸리지 않습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니까 불면증에도 좋습니다. 장기능, 신장계통이나 여자분들이 잘 걸리는 갑상선에 좋습니다. 알로에를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든 분에게 연에 대해서 연구할 것을 권했더니, 금년에 아산시에서 5,000만원정도 예산을 받아서 연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겠다고 했어요. 아마 좋은 답이 나올 것 같은데, 간기능에 좋은 성분도 들어있데요.
약방의 감초처럼 연이 안 쓰이는 데가 없어요. 또 연은 무공해 식품입니다. 농약이 필요 없고 자정능력이 있습니다. 당근의 경우 잔류독성이 있는 토양에다 심었을 경우 그것을 다 빨아들여, 아무리 씻어도 섬유질 속에 독성이 그대로 있어서 위험합니다. 미꾸라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고기가 다 죽어도 마지막까지 살 수 있는 게 미꾸라지입니다. 오염된 곳에서 자란 미꾸라지는 중금속 덩어리입니다. 그래서 당근이나 미꾸라지는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길러야합니다.
그런데 그런 오염된 곳에다 연을 심어도 연은 무공해 식품입니다. 그런 곳에서도 연이 청정하다는 것이 놀라운 사실입니다.
질문 : 연뿌리장아찌는 어떻게 하는거예요?
다른 연근은 아무리 씻어도 흙냄새가 조금씩은 남아있는데, 백련은 흙냄새가 안 납니다. 그 차이가 있어서 백련은 처음부터 맛이 다릅니다. 마름 아십니까? 백련뿌리는 그 마름 맛입니다. 깨끗이 씻어서 껍데기 채로 씁니다. 노인들이 있는 집은 긁어서 껍데기를 벗겨 씁니다. 간장을 팔팔 끓여서 연뿌리를 통째 넣어서 약간 숨을 죽인다할 정도에서 꺼냅니다. 너무 오래 두지 마세요. 익어버리면 안돼요. 꺼내서 연근을 식힌 뒤, 뜨겁게 끓인 간장을 다시 부어준다. 이렇게 2-3번 반복하는 것은 바로 먹을 경우에 좋은 방법입니다.
더 기막힌 방법은, 요즘 한국에서는 발효식품이라고 많이 합니다. 나물, 채소, 열매, 뿌리 등을 황설탕이라 재어서 눌러놓고, 뒤집어서 눌러놓고 몇 개월 독에 재어두는 것들인데, 그 물을 좀전에 설명한 연근에 부어서 먹으면 맛이 좋습니다. 죽순도 따다 넣어도 좋습니다. 백련근은 안 물러서 좋습니다. 씹는 맛이 이보다 더 경쾌할 수가 없어요. 손쉽게 할 수 있는 밑반찬, 사찰음식으로 더없이 좋아요.
질문 : 연 뿌리의 어느 쪽을 따서 요리하나요?
심는 것은 놔두고 먹는 것부터 이야기하면 안되겠죠.(모두 웃음)
연근을 한 뿌리 두 뿌리 하거든요. 한 뿌리라는 것이 어떤 거냐 하면, 여기에 하나 달린 것도 한 뿌리고, 두 개가 달려도 한 뿌리고, 세 개가 달린 것도 있어요. 몇 개가 달렸건 어린애 탯줄처럼, 연뿌리가 아닌 연뿌리에 양분을 공급하던 가느다란 줄기가 있죠, 거기를 끊으면 그게 한 뿌리예요.
한번은 어떤 비구니스님에게 연뿌리를 줬더니, (한 뿌리에)세 개씩 붙은 것을 전부 잘랐대요. 또 하도 맛이 있으니까 절반은 잘라먹고, 끝에 순만 심었대요.(웃음)
한 뿌리를 보면, 한쪽에는 순이 달렸고, 한쪽에는 양분을 공급해주는 탯줄이 달린 데가 있죠. 양쪽이 모두 온전한 상태가 한 뿌리이지, 한쪽을 잘라 먹어버리고 심으면 살수가 없어요. 양분을 공급하기도 전에 잘라버리면 연은 죽게되어있어요.
연근이 지나치게 가는 게 있고, 굵은 게 있고 한데, 굵은 걸 심으면 두마디, 세마디 등 마디가 있는데, 마디 마디마다 싹이 여러 개 붙은 게 있고, 싹이 한 두 개 붙은 게 있어요. 싹이 여러 개 붙은 것이 양도 많아지고 가늘어요. 가늘어야 요리하기에 좋습니다. 싹이 한 두개 있는 것이 나중에 굵어져요. 크고 굵어야 꽃이 핀다는 선입견은 갖지 마십시오.
연꽃 및 연잎차 만드는 법
연꽃차
연꽃은 평균 4일을 피는데, 넷째 날이 되면 꽃잎이 떨어집니다. 첫날 핀 꽃 이것을 그 이튿날 새벽에 피기 전에 따서, 냉동처리하면 그냥 순수한 그대로 연꽃 차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같은 연꽃이라도 그 시기를 놓쳐버린 꽃은 그 향이나 모든 면에서 떨어집니다. 너무 일찍 따버리면 향이 원숙하지 않습니다. 아침에 일찍 보면 벌이 핀지 둘째 날이 되는 꽃에만 가요. 이틀 지난 꽃에는 벌이 가지를 않습니다. 첫날 피는 꽃에도 가지를 않습니다. 둘째 날 피는 꽃에만 벌이 갑니다. 왜 그러냐 하면 가장 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꽃에만 벌이 갑니다. 그래서 둘째 날, 활짝 피기 전, 피려고 할 무렵 그때 따면 제일 좋습니다.
그래서 냉동처리하면 됩니다.
동결건조-급냉으로 바로 건조시키는 방법인데 색상과 모양 그대로 건조됩니다.
냉동실 보관-랩으로 싸서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녹차 15g정도를 봉지에 깨끗한 천이나 한지에 싸서 꽃과 함께 보관하면 녹차가 그 향을 다 흡수합니다. 녹차와 연의 향은 천생연분입니다. 이것은 중국의 책에서도 나오는데, 이 방법은 중국서 나온 것입니다.
내가 TV에서 몇 번 보여주고 했는데, 큰 다완을 연꽃다완으로 만들어서 좀전에 말한 그 연꽃을 띄우고 함께 보관했던 그 차를 달여 마시는 것이 유행이 되어서 도자기 업자들이 돈을 번다고 합니다. 첫날에는 아침 7:30분경 피는데 완전히 피지 않고 2/3정도만 피고 정오가 지나면 오므라듭니다. 둘째 날은 현란하게 완전히 피어나서 오후 4시경 오므라듭니다. 셋째 날은 오므라드는 힘이 줄어서 엉성하게 오므라들고, 넷째 날은 어느 순간, 어느 바람결에 우수수 떨어지지요. 색깔도 날마다 다른데, 첫날은 가장 선명하고, 둘째 날은 화사하고, 셋째 날은 조금 퇴색되다가, 넷째 날은 옅어집니다.
연잎차
연잎차는 여름에 따도 관계가 없습니다. 연잎은 방수가 되는 특수한 점막으로 되어있어서 먼지도 묻지 않아요. 물로 한번 헹구기만 해도 깨끗합니다.
연잎에 꼭지를 따 버리고 여러 장을 겹칩니다. 줄기가 많은 쪽은 조금 떼내어 펄펄 끓여서 샤워하고 머리 감으면 좋고, 피부를 보호해 줍니다.
연잎은 탈취작용이 강해서 옆에 뭐가 있으면 다 빨아버려요. 어제 마신 연잎차의 경우도 잘못 관리를 해서 이미 어디선가 탈취를 했어요. 냄새를 맡아보니 변했더라구요. 그래서 후라이팬에 볶아보면 되겠다싶어 볶았어요. 후라이팬을 열 번도 더 씻었어요. 근데 그 후라이팬에 있는 모든걸 다 빨아들인 거에요. 그래서 연잎을 볶을 때는 새 후라이팬을 쓰세요. 이것 전용으로만 쓰세요.
연잎 따온 걸 가지고 즉석에서 덖어야 됩니다. 즉석에서 바로. 왜냐하면 연잎을 따서 30분만 햇빛을 받으면 바로 말라버려요. 바로 말라버리니까 그걸 볶으려고 하면 타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연잎이 수분을 함유하고 있을 때 덖어야 자체 수분이 말라가면서 파란 것이 노랗게 색깔이 변하면서 타기 직전까지 가야됩니다. 누릿누릿하게 색이 변할 때까지. 잎줄기 두꺼운 부분에는 수분이 남아있을 경우가 있는데, 그것까지 다 말리려고 하면 잎이 타버리니까 그 수분은 어떻게 할 수 없어요. 잎이 타기 직전에 꺼내서 어떤 냄새도 연잎에 영향을 주지 않는 곳에, 왜냐하면 연잎이 탈취작용이 강하니까 어떤 냄새가 있는 곳을 피하고 햇빛이 드는 곳도 안됩니다. 그러니까 온돌방이나 이런데 깨끗한 종이를 놓고 말립니다. 하룻밤 정도 말립니다. 그것이 오래두면 둘수록 탈취를 해가지고 맛이 변합니다. 하룻밤만 잘 말려서 외부와 접촉되지 않게 랩에다 밀폐시켜서 보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