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이야기

개성공단....

어리연 하나 2008. 11. 9. 01:35

개성공단에서 달포 이상 체류하면서

일을 마치고 입경을 했지만

맘 한켠은 그곳에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겐 많은 추억과 기억이

어려있기도 한 개성.

 

경제인은 경영자로

근로자는 근로자로

정치인은 정치인으로

경협을 주제하는 공무원은 공무원으로서

분야별로 다른 경험에 의하여

각자 다른 환경의 현실을 접한 느낌이나 시각은

다를것이다.

 

 

생각했던거와는 너무 다른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현실을

접하고 바라다야만 했던 시간은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하고

한편으로는  경이롭기도했지만

나에게 많은 생각과  시사성을 얻는 여행시간이기도 하였다.

 

개성을 떠나오던 날

같이 손발을 맞추던 북측 동지 하나는 내게 슬며시 다가와

선생, 우리 이제 헤어지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라는

말이 내마음을 무겁게 했다. 

목 가린 소리로 못내 헤어짐의 아쉬움을 말하는 그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는 냉전의 이데올로기 현실에

부아가 치미는 가운데 그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이 말 한마디 뿐.

선생, 우리는 하나요 지금은 불행히도 둘로 나눠 사는 아픔이 있지만

하나가 되기 위한  걸음마를 하고 있잖소.

조금은 더디더라도 그날을 위해 노력하고 소원을 빌어봅시다.

그리고 우리는 머지 않아 만날겁니다.

지금 우리는 더 큰 재회의 기쁨을 얻으려 잠시 헤어짐의 아쉬움과

기다림을 서로의 마음에 새기는 겁니다.

 

선생, 그날이 언제인지는 기약 못하지만

현장 안전사고에 주의하고 건강하게 개성현장에 계시면

내 다시 이땅을 밟으면 선생 찾아 나설테니 그때

재회의 기쁨을 나눠봅시다.

 

서로가 미소 띄우며 우리 다시 만나요. 라는 말 끝자락에

손 한번 덥썩 잡아 주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별의 아쉬움을

뒤로 한채 현장을 떠나는 우리를 향해 누가 볼새라 건물 구석에 서서

응시하다 동무 몸 건강하게 다시 만나자고 소리치며 손 흔들어 보이는

우리 일행을 향해 두손 들어 흔들며 우리 모습이 시야에서 멀어질때까지

배웅하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는 개성 현장....

 

선생 건강만 하시오.

만남은 꼭있을겁니다.

통일의 편한 만남이 있고

땀 베인 반가운 만남이 있을겁니다.

 

잠시나마 땀 베인 얼굴로 만난 인연이라지만

편안한 만남과 반가운 만남의 시간을 위해 검푸른 하늘을 향해

기도합니다.

 

또한 봉사원 똥그리 동무, 별이 동무, 송이 동무

우리 떠나오던날 불법 유턴으로 중앙차선 위반했다고 100달러 짜리 딱지 긁은 교통안전원 동무

(비롯 달러가 부족해 외상은 하고 왔지만) 

페인트 몰래 가져가다 걸려 만날때마다 머쩍게 인사 나눴던 동무

위원장 하사품인 북측 담배 이빨로 씹어 피운다고 날 나무랬던 동무

현장에서 커피 한잔 나눠주면 한쪽 구석으로 가 마셨던 여러 동무들 

다시 만나는날까지 건강하시오.

 

선생 요즘 안 좋은 소식이 들리네요.

북측에서 개성공단 철수에 대해 강경하게 고려한다는

소식이 들리네요.

 

정치는 정치가가 풀고

경제는 경제인이 풀면서

정치와 경제가 서로 상생하여 소망하는 방향으로

순항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선생 난 그대의 눈과 말 속에서

그대의 소망을 보았소.

그 소망의 나래 접지 마소,

 

부디 건강하게  잘 지내시오

배웅 해주던 그대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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