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백암산 비무장지대에 배속된 한 초급장교, 한명희는
따스한 석양이 빨간 단풍에 물들기 시작한 초가을 오후
순찰 중에 잡초만 우거진 비무장지대의 양지바른 산모퉁이에서
이끼 낀 돌무더기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팻말처럼 보이는 썩은 나무등걸을 바라보며
그 돌무더기가 어느 무명용사의 죽음을 기리기 위한
전우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녹슨 철모와 이끼로 뒤덮인 돌무덤,
그 옆을 지켜선 새하얀 산목련 속에서
초급장교는 돌무덤의 주인도 자신과 같은 또래의
젊은 무명용사였을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화약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그 곳에서
한동안 자리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비목"은 그렇게 채 꽃피우지 못하고 산화한
젊은 무명용사를 기리기 위해 탄생된 헌시입니다.
이 시에 곡을 부쳐 탄생한 곡이 바로 국민가곡 "비목"입니다.
강원도와 화천군에서는 우리 국민의 애창곡 "비목"의 발생지인
백암산 기슭에 1995년 비목공원을 조성하고,
1996년부터 매년 호국 보훈의 달 6월에 6.25 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순국하신 선열들을 추모하기 위해
비목문화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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